잡상들/회고

2024년 3월 회고.

KevinKim. 2024. 4. 9. 11:20

여의도 미나리 삼겹살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2024년 3월은 꽤나 힘든 시간이었다. 반성할 것도, 돌아볼 것도 많은 시기였기에 다시 회고를 작성해본다.

 

1.  Senior PM의 퇴사, 주어진 과제

2024년 1월부터 기획팀으로 이동한 후, 프로덕트 매니저로 일을 시작했다. 이전까지 분석팀에 있었지만, 분석가로 내가 알고 있던 것은 사업과 관련된 지표들이 중심이었다. 전사적 관점에서의 지표는 바라봤지만, 막상 자사의 제품을 실질적으로 많이 사용할 일은 없었다. 그래서 처음 기획팀에 온 이후 꽤나 허둥거렸다.

 

이때 많은 도움을 준 것이 우리 팀 사수였다. 사수는 내가 기획 조직의 업무 프로세스를 익히거나, 히스토리나 프로덕트 사양과 관련한 모르는 부분이 있을 때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주었다. 특히나 PM으로 10년 넘는 경력, 그 중 지금 회사에서 5년의 경력이 있던 분이었기에 정말 많은 부분을 알고 계셨고, 그것이 큰 도움이 되었다.

 

다만, 간과했던 사실은 이 업계의 유동성이었다. 알고보니 사수는 이미 작년부터 이직을 준비하면서, 프로세스 마지막 단계를 진행하고 있던 상태였던 것이다. 그래서 3월에 사수는 떠났다. 사수가 떠나면서, 사수가 진행하려던 유튜브 쇼핑과 관련된 업무를 맡게 됐다. 업무의 범위 자체가 커졌다는 점에선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실 진짜 어려움은 따로 있었다.

 

Source : Google

 

인수인계를 받으면서, 관련 프로젝트에 대한 진행상황과 방향성에 대해서 듣게 되었다. 워낙 자사 솔루션의 이커머스 기능이 많기 때문에, 어떤 기능을 넣고, 어떤 기능을 빼는지에 대한 부분이었다. 그래서 인수인계를 받을 때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 다만, 실제 디자인/퍼블리싱/개발 작업에 착수하면서 어려움이 생겼다. 기존에 어떤 기능이 있었는지에 대한 정리가 하나도 되어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 사수의 탓인가하면 그것은 아니다. 모든 조직이 그렇겠지만, 기획팀의 일이 적지 않기 때문에 다들 어느순간부터 사양서나 기획문서를 업데이트 하는 것을 잊어버린 탓이다. 사양서 상단의 최종 수정날짜를 보면 2022년 이전으로 남겨진 문서들이 많았고, 디자인/퍼블리싱/개발에서 기존 사양에 대한 확인 요청이 오면, 직접 하나하나 해보면서 처리할 수 밖에 없었다.

 

더 나아가, 테스트를 하는 과정에서도 어려웠던 부분은 서비스의 복잡도였다. 서비스 자체가 정말 복잡하다. 에를 들어서, A와 관련된 기능에서는 A만 변경되어야 하지만, 이것이 A의 설정값과 B의 설정값이 맞물리면서 달라지는 것들도 워낙 많았다. 그러다보니, 나는 사양을 체크한다고 했지만, 내가 몰랐던 다른 기능의 영향을 받아서 다른 식의 인터랙션이 발생하는 것들도 많았다. 그래서 이런 서비스를 파악하는 것에 꽤나 어려움을 겪었다.

 

가끔 잘못된 내용을 전달해서 정정하는 등, 스스로가 기대한 것보다 깔끔하거나 완벽하지 못한 모습을 보일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저녁 9시쯤 퇴근하고 집에 들어오면 항상 게임을 1~2시간씩 했다. 나름대로 스트레스는 잘 풀렸지만, 별로 좋지 못한 습관이라 생각해서 독한 마음을 먹고 롤 계정을 아예 지워버렸다. 대신 스스로 아래와 같은 다짐을 했다.

 

  •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 복잡한 사양이라 몰랐을 수 있지만, 다음에는 알아야한다.
  • 내가 파악한 것과 문서가 다른 것이 있으면, 시간을 좀 들여서라도 문서를 수정하자.
  • 하루에 하나 이상 배운다는 마음으로 일하자.

 

이렇게 마음을 먹고나서, 이전보다 부담이 많이 줄어들었다. 실제로 다른 문제가 있다기보다 정말 '몰라서' 발생하는 문제였다보니 이런 문제는 시간이 지나면서 사라졌다. 특히나, 사양이 복잡했던 것도 몇번 겪어보다보니 특정 기능과 관련해서 엮이는 사양이 무엇이 있을지 감도 생기게 되었다. 그렇게 이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되었다.


 

또한 큰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는 것들도 많았다. 보통은 기획팀과 개발팀의 사전분석이 끝나면, 디자인-퍼블리싱-개발-QA순으로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다만 프로젝트 규모와 마감일을 고려할 때, 그렇게 진행하는 것이 어려웠기 때문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 그러다보니 여러가지 문의나 요청이 기획팀으로 빗발쳤고 처음에는 이런 요청들 중 놓치는 것들이 생기기도 했다. 나중에는 이것에 스트레스를 받아서 어떻게 해결할까 고민하던 중, 슬랙의 '저장'기능을 활용해서 업무를 관리하는 루틴을 만들었다. 꼭 봐야할 것들이나 요청 업무를 슬랙으로 저장해두고, 특히나 처리해야 할 업무에는 리마인더 설정을 진행했다. 이런 기능을 활용하고나서, 수많은 요청에 대해서 비교적 문제없이 처리할 수 있게 되었다.

 

나중에 + 저장하기 + 완료 기능으로 업무 관리 (Image : Slack)

 

 

이처럼 든든했던 사수의 퇴사는 내게 힘든 시간을 주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오히려 더 빠르게 일에 대한 숙련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 같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성장시킨다고 했던가. 이런저런 트레이닝을 받으면서, 나도 좋은 프로덕트 매니저로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잡으면 좋을 것 같다.

 

 


2.  영어 잘하고 싶다

프로덕트 매니저로 최고가 되고 싶다. 최고의 프로덕트 매니저가 된다는 것은, 최고의 프로덕트를 만드는 사람으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렇다면 어떤 프로덕트가 최고의 프로덕트인가 생각했을 때, 크게 아래와 같은 프로덕트라 봐도 무방할 것 같다.

 

  • 높은 수준의 고객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프로덕트
  • 높은 확장성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덕트
  • 높은 시장성으로 비즈니스에 높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프로덕트

 

이런 프로덕트를 제작할 수 있는 프로덕트 매니저가 되기 위해서, 프로덕트와 관련한 지식뿐만 아니라, 리더십과 글로벌 역량도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이유에서 영어와 다른 외국어 하나쯤은 잘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작년에 전화영어를 한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 겪었던 문제는 대화할 상대가 있어도, 어휘력이나 문장력의 부족으로 할말을 못하는 상황을 겪었다.

 

그러면서 우선은 욕심부리지말고, 기본기를 좀 더 쌓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어휘와 말하기 연습을 공부하기 위해서 말해보카와 스픽을 시작했다. 스픽은 3월 5일부터 시작했고, 말해보카는 3월 9일부터 시작했다. 둘다 유료 멤버십을 이용하고 있다. 스픽은 출퇴근 시간이나 여자친구를 만나러 이동하는 시간 등, 지하철에 있을 때 주로하고 있다. 스픽은 출근전이나 퇴근후 집에서 하루에 15분에서 많을 때는 1시간 정도 학습하고 있다. 그 밖에 영어 듣기나 독해를 병행하고 있다. '하다보면 늘겠지'라는 마음이다.

 

매일 꾸준히 학습하고 있다 (Source : Speak, 말해보카)

 


3.  작은 성장의 가치

회사에서 점심시간마다 팀장님과 함께 턱걸이를 하고 있다. 원래는 3월까지 하나도 못했던터라, 연말까지 10개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매일 출근해서 팀장님의 어시와 함께 10개씩 10세트를 하다보니, 지금은 혼자서도 가능해졌다. 

 

턱걸이 10개를 성공한 것은 사실 인생에서 크게 자랑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내가 어렵다고 생각했던 영역에서 작은 성공을 해내는 것만으로도, 생각보다 자존감이 높아지고 꿈의 범위가 확장된다는 것을 느낀다. 턱걸이 10개를 성공하고 든 생각은 정말 내 영역이 아니라고 생각했던 클라이밍, 머슬업에도 도전해 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앞으로 어떻게 살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확신하는 것은 없다. 그래도 하나 확신하는 부분이 있다면, 정말 매일 성장하고 싶다. 나이가 들었다는 핑계나 한계에 날 가두지 않고, 매일 조금씩 성장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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