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의 첫달이 지나갔다. 새해가 되면서, 동시에 직무가 달라졌기 때문에 평소보다 의욕적으로 살아보려고 노력했다. 보람있는 일도 존재했지만, 계획한 모든 것을 성공시키지는 못했다. 그 과정에서 느낀 것들을 간단하게 작성해봤다.
1. PM으로 일을 시작하면서
우선 프로덕트 단위로 살펴보면, 주문과 관련해서 필요한 일들을 하나씩 늘려가고 있다.
- 가장 기본적으로 주문서 전환율 개선과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장바구니 이후에 나타나는 화면을 보통 '주문서'라고 부른다. 이 주문서에서 실제 결제로 이어지는 단계에서 이탈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게 '통관 번호'와 같은 것이다. 내가 쿠팡에서 물건을 사려다가 가끔 해외직구 상품을 담는 경우에, 여기서 요구하는 '통관번호' 같은 항목을 입력하지 못해서 이탈한 경험이 많다. 이런 일들을 최소화 시키는 것이 주문서 전환율 개선 작업의 목표다.
- '다양한 배송'이라는 배송 앱을 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배송/물류는 셀러가 겪는 문제이면서, 동시에 주문을 발생시키는 것에서 중요한 문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프로덕트가 이 다양한 배송앱이다. 팀 내 사수가 잘 기획해주시고, 더 중요한 일로 넘어가셨기 때문에 후임자인 나는 기획대로 개발될 수 있도록 관리하고 있다. 물론 기획에서 간혹 수정이 필요한 사항이 있는지 검토하고, 더 나아가 해당 프로덕트와 관련된 성과, 홍보 등 프로덕트 자체가 잘 클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준비하고 있다.
- 마지막으로 그 밖에 새로운 프로덕트의 런칭부터 자잘한 버그, CS건부터 데이터를 분석했던 이력을 바탕으로 팀장님을 지원하는 등 관련된 일들을 진행하고 있다.
항상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나는 일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일을 줄이는 사람이라는 마인드다. PM은 항상 우선순위를 정해서, 더 가치있는 일에 리소스가 투입되도록 만들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을 하다가 가장 크게 자책했던 경험은 버그/CS건 처리와 관련해서 개발자분과 미팅을 했을 때, 'Jira가 무슨 말인지 몰라서 한참 읽어봤네'라는 멘트였다. 물론, 미팅을 잡으면서 대략적인 상황을 요약해서 전달하는 등 보통의 CS처리와 같은 방식으로 일을 했지만, 그럼에도 PM으로 개발자가 에너지를 낭비하게 했다는 생각에 반성했다.
요즘 읽고있는 '프로덕트 오너'라는 책을 보면, 극단적으로 제품 런칭을 위해 개발자의 빨래도 옮겨줬다는 이야기도 나오는데,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내가 어떻게 하면 다른 구성원들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인지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2. 그럼에도 시도해야 한다
회사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강조하는 것 중 하나가 업무에 AI를 적용하는 것이다.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업무에 AI를 도입하는 것이 필수적인 과정이 되었다. '살아남기 위해'라는 말의 취지는 불필요한 인건비를 최적화시키는 측면뿐만 아니라, 회사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구성원들이 더 효율적이고, 더 의사결정의 수준을 높이는데 힘써야 하기 때문이다.
여튼 나도 필요한 업무를 하느라 바쁘지만, 항상 조금씩 이런저런 시도를 해봤다. GPTs를 기반으로 PM에게 필요한 AI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보기 위해 시도 중이다. 처음에는 'PM의 업무 중 AI로 대체할게 뭐가 있겠어!'라고 생각했지만, 일을 하다보니 이들에게도 번거로운 일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로 기획 사양 관리에 대한 부분이다.
PM은 다양한 기능 개선을 진행한다. 처음에는 완전 새로운 프로덕트가 나왔더라도, 이후에 고객사의 요구 등에 의해 기능이 하나씩 붙게 된다. 간혹 이 기능과 다른 기능의 충돌로 버그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기존에 제작한 기능의 사양을 변경하는 경우도 생긴다. 이 경우 가장 메인 사양문서에 기획자가 모두 반영할 수 있다면 최고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PM이 매번 Jira를 검토해야 한다.
- 만약 AI가 PM이 진행한 Jira를 바탕으로, 기획 문서를 제작/수정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더 나아가 PM에게 버그 관련 유입이 들어왔을 때, 나 대신 Jira에 프로덕트의 사양에 대해서 답변해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렇게 생각하니 이 일은 충분히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됐다. 그래서 GPTs를 하나씩 배워가면서 관련된 봇을 만들었다. 처음에는 정말 답도 없었지만, Instruction, Knowledge, Create Action 등을 활용하다보니 조금씩 구색이 갖춰졌다. 약간의 구색이 갖춰졌을 때, 어느정도 비판을 감수하고 내부에 공개를 했다.
예상했지만 당연한 비판의 시선도 존재했다. 대표적인게 어떻게 Knowledge를 주기적으로 학습시키고 연동할 것이냐와 같은 내용이었다. 처음 제작한 방식은 사양 문서를 PDF로 모두 다운받은 다음, 이걸 Knowledge로 만들어서 학습시켰기 때문이다. 데이터의 최신화와 관련된 시작할 때부터 갖고 있던 고민이었고, 아직 풀지 못했다.
그럼에도 이걸 바로 시작하고 공개했던 이유는 일단 좋은 프로덕트를 만드는 것은 결국 실행의 반복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Return to Space>처럼 일론 머스크가 민간인이 우주선을 날리기 위해 시도한 것들에서 많은 감명을 받았다. 사람이 아무리 꼼꼼하게 계획하더라도, 모든 것들이 예상한 것대로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행해보고 거기서 얻은 피드백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제품을 개선해가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우주선같은 위대한 제품을 만들 떄도 마찬가지인데, 하물며 내가 하는 짜잘한 제품 때라면 더 빠르게 실행하고 더 빠르게 개선하는 것이 정답에 가깝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내가 겪고 있는 문제, 내가 시도하고 있는 상황을 공유했으니 누군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 아이디어나 해결책이 있는 사람들의 도움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에서 일단 실행을 했고, 비판을 감수하고 이런 시도를 공개했다. 끊임없이 깨지고 끊임없이 학습하도록 하자.
3. 하나의 좋은 회사를 고르는 것이 능력
올해 첫 매수한 주식은 JYP 엔터테인먼트다.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가격대에 진입했다고 생각했는데, 최근 76,900원까지 쭉 빠졌다. 단순히 1~2개월을 보고 입성한 것은 아니지만, 살짝 속이 쓰린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시총도 높고, 비싸다 생각했던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같은 기업들을 매수했어도 10%, 37%, 국내의 기아, 하나금융지주 같은 회사를 샀다면 20%, 30% 정도가 올랐기 때문이다.
국내, 해외를 모두 망라했을 때 좋은 기업은 많다. 하지만 워렌버핏이 좋은 주식을 찾는다면 하나만 산다는 말처럼,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계속 어떤 것이 최고의 선택인지 고민할 필요는 분명 존재한다. 투자에 있어서 어떤 기준으로 매수를 하고, 어떤 기준으로 매도를 하는 것이 좋을지 기준을 더 단단하게 만들 수 있어야겠다. 꾸준히 공부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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