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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회고 (1) - 물류 사업개발/PO로 1년 5개월을 마무리하고

KmkmKim 2022. 12. 23. 09:26
목차
1. 1년 5개월을 마무리하면서
2. 물류기획 리드의 일
  2-1. 비즈니스 알고리즘 고도화
  2-2. 자동화
  2-3. 지속가능한 물류 전략 수립
3. 끝으로

 

1년 5개월을 마무리하면서

 

2020년 10월에 물류 사업개발 매니저로 처읍 입사했으니, 대략 1년 5개월 정도 근무한 셈이다. 이전 회사에서는 마케팅/세일즈로 근무했다. 물류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였기에 비교적 혹독한 온보딩을 경험했다.

 

일반인 배송 서비스 출시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기사님들이 사용할 앱 서비스, 상품을 픽업할 수 있는 TC(Transfer Center), 그리고 기사님들이 필요하다는 내용만 전달받고 일을 시작했다. 쉽게 말하면, 자체 물류를 위해 준비된 것이 아무것도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낮에는 앱 서비스 기획을 하고, 오후 3시쯤 퇴근(?)하면서 TC를 구하기 위해 부동산에 명함을 뿌리러 다니는 일을 반복했다. 그 과정에서 물류와 관련된 IT서비스에 대한 이해도 생겼고, 배송기사님들과 교통정보에 대한 이해가 생겼다. 그런 과정에서 처음으로 정육각 런즈 MVP 앱을 출시했다. 앱 출시 이후에도 점심시간에는 현장에 나가서 상하차 하는 작업을 지원하는 등 컴퓨터 없이 해야하는 일들을 하면서 물류에 적응해갔다.

 

 

 

그러다 2021년 3월부터 물류 사업개발팀이 물류기획과 물류운영으로 분리되면서, 나는 물류기획 매니저가 되었다.

물류기획이 담당했던 역할은 물류 프로덕트 기획과 물류 사업 기획으로 구성됐다. 물류 프로덕트는 기사님들을 위한 앱 서비스와 TMS 형태의 백오피스 등이 존재했다. 물류 사업기획은 기사님들을 모으기 위한 브랜딩/프로모션 기획, 사업 지표 관리, 운영정책 수립 등의 업무였다. 사실상 PO와 사업개발의 역할을 함께 했기에, 당시 절대적인 업무시간은 많았다. 야근을 하거나 주말에 일을 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정말 내 사업을 한다는 느낌에 재밌게 보낸 시간이었다. 다른 팀원들도 같은 마음이었기에, 우리 물류 조직은 회사에서 매분기마다 세우는 OKR을 항상 높은 수준으로 이행했다. 

그렇게 일을 하다, 2021년 10월부터 물류기획 리드가 되었다. 5월부터 준비한 배송시간 예측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런칭시킨 결과가 반영되었다. 물류기획 리드라고 특별한 것은 없었다. 사실상 동일한 실무를 하면서, 타부서와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조율할 수 있는 권한 정도가 추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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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대표님과 다이렉트로 논의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서, 가까이에서 그 분의 마인드나 사고를 배울 수 있었다. 이건 큰 장점이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사고에서 확실히 실무진들과 다르다는 점을 느꼈다. 예를 들면, 지금 당장 손해가 나더라도 시작해야 하는 일과 지금 당장 이득을 보더라도 하면 안되는 일에 대한 판단이 확실히 달랐다. 특히 회사에서 진행하던 신사업 중 잘 안되는 것이 있으면 빠르게 접고 싶을 법도 했지만, 그래도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구성원들이 늦어지더라도 항상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런 모습에서 정말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물류기획 리드의 일

 

물류기획 리드로 가지고 있던 목표는 크게 3가지였다.

비즈니스 알고리즘 고도화, 자동화 그리고 지속가능한 물류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었다.

 


우선 비즈니스 알고리즘 고도화는 말은 거창하지만 정책과 로직을 개선해가는 작업이다. 정책과 로직도 너무 말이 거창한 것 같다.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예로 든다면, 티켓팅 오픈은 몇시에 열어야 좋은지, 티켓팅 환불 규정은 어떻게 정해야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 등을 고민하고 규칙을 세우는 맥락이다.

 

 

여러가지 정책이 있지만 물류팀은 주로 배송기사님 관련 서비스 정책을 수립했다. 예를 들면, 상품 분실, 지연배송, 오배송 등 배송 관련 사고에 대하여 어느 정도 허용을 할지 정하는 것이다. 지연배송을 예로 든다면, 당시 우리는 기상이 안좋은 경우는 지연배송에 대한 패널티를 적용하지 않고, 최대한 안전운행에만 신경쓸 수 있도록 안내했다. 이런 정책이 세워지는 경우, 실제 정산 시스템에서도 차감되지 않도록 알고리즘을 적용하게 된다.

 

 

실제 우리의 물류 프로세스 중 모집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모집은 어떤 시간대에 얼마나 기사님들을 모아야 효과적일까에 대한 로직이었다. 우리는 매일매일 필요한만큼 기사님들을 모집해서, 배송을 진행하는 형태였다.

 

이 때 필요한 기사님들을 정하는 것은 주문량에 달려있었다. 다만 이 주문량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높은 난이도였다. 당일배송을 예로 든다면, 오후 2시에 픽업을 진행하는데 실제 주문은 2시간 전까지 진행된다. 주문이 전날 어느정도 예측가능한 수준으로 들어온 상태라면 좋겠지만, 주문마감 직전에 주문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경우도 잦아서 초기에는 예측이 어려웠다.

 

기사님의 수가 부족한 것이 문제는 아니었다. 근로 의욕이 있는 기사님풀을 많이 확보했어도, 픽업 직전에 모집하는 경우 이미 다른 일거리를 구한 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초반에 너무 많이 모집하는 경우, 주문이 적을 때 일을 취소시키는 더 안좋은 상황이 발생한다. 이 경우 서비스에 대한 신뢰도를 낮추거나, 혹은 기사님들이 최소한으로 기대하는 수입을 얻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적절한 시간대에 적절한 풀을 미리 선점시키는 것, 그리고 신청한 사람들에서 노쇼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모집에 대한 알고리즘을 고도화하는 작업이었다.

 



자동화는 말 그대로 사람없어 돌아가게 만드는 것이다. 목적은 비용과 휴먼에러에 대한 부분 때문이었다.

쏘카 데이터 서밋에서 쏘카는 500여명의 직원이 2만대 수준의 차량을 관리한다 한다. 이처럼 자동화나 AI기술을 활용하여 처리할 업무 대비 인건비를 낮추지 않으면, 스타트업들이 존버하는 규모의 경제 실현은 어려워진다. 또한 업무 퀄리티 측면에서, 로직만 명확하다면 사람이 처리하는 것보다 기계가 처리하는 것이 거의 무조건 정확하고 효율적이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자동화가 이루어지도록 만들었다.

실제로 우리의 물류팀은 정산 직전의 모든 로직은 사람이 없어도 돌아가도록 구현되고 있다. 모집, 할당, 매칭, 배송과 관련한 모든 프로세스에서 정산은 회계는 책임자가 한번 더 확인이 필요하기에 산출까지만 자동으로 진행됐다.

자동화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시도했다가 실패한 영역은 챗봇이었다. 위의 모집부터 배송까지 프로세스가 자동이지만, 그럼에도 운영매니저가 할 일이 있는 이유는 CS 때문이다. 중간중간 문의가 오거나, 갑작스러운 변심 등 이슈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런 부분도 최소화하려고 정책과 정책에 대한 공지를 최대한 시도했지만, 챗봇도 구현해보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전략에 대하여 '어떠한 환경이나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완전한 상태를 확보하는 기술'이라는 정의를 봤다. 좀 두루뭉술할 수 있는 전략과 전술의 개념을 정말 명료하게 설명해주셨다는 생각을 했다. 이런 측면에서 물류 전략 수립은 다양한 리스크에 대비한 만반의 준비라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면, 일반인 배송은 시작할 당시에 법적으로 정의되지 않은 구간에 있었기에 모호했다. 특히 팀장님이 이전에 타다에서 오셨던 분이라 이런 법률적 회색지대에 대한 리스크를 누구보다 명확하게 인지하고 계셨다. 그래서 지금의 운영팀장님의 주도로 지입기사님의 풀을 확보해가는 대비를 했다. 그 밖에도 전국단위망 커버를 위해서 대전에 TC를 확보하는 작업 등이 이런 물류 전략 중 하나였다.


실제로 이런 대비들이 큰 힘을 발휘했다. 내가 퇴사하기 직전에 진행한 마지막 프로젝트는 설 선물세트 배송이었다. 이 때 대한통운 파업 등이 터지면서 지방에 배송을 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다른 스타트업에서 물류팀에 근무하는 동료들은 택배 파업해서 주문취소나 배송지연을 안내하는 고초를 겪었다고 들었다. 다만, 우리는 이미 지입기사님들 풀과 지방 배송이 가능한 TC를 확보했기에 대응이 가능했다. 실제 전라도, 경상도, 강원도를 포함한 전국단위 배송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끝으로

이 시기동안 배운 것중 가장 큰 가치는 작게 시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이다. 보통 회사에서는 0 to 1보다는 1 to N에 필요한 작업을 할 기회가 많은 것 같다. 그렇기에 0 to 1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주니어인 나에게 매우 가치있는 경험이었다.

 

또한 후발주자로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킨 것도 매우 값진 경험이었다. 당시 일반인 배송은 쿠팡플렉스라는 거인이 존재하고 있었지만, 직접 기사님들과 소통해보면서 커뮤니케이션과 관련한 서비스의 빈틈을 찾을 수 있었다. 초기에 이런 점을 공략한 덕분에 기사님들에 대한 모집부터 리텐션 유지까지 효과적으로 서비스를 안착시킬 수 있었다.

 

쉽지는 않았지만 이런 값진 경험을 얻었기에 1년 5개월의 시간이 매우 가치있게 느껴지는 것 같다. 지금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도 나갈 때 더욱 성장한 모습으로 나갈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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