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상들

슬램덩크 2회차를 다녀와서 - 영화 취향에 대한

KevinKim. 2023. 1. 22. 00:11

오늘 설 기념으로 친구와 함께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보고 왔다.

처음 보는 것은 아니고, 지난번에도 같은 친구와 같은 영화를 보고 왔다. 

 


재미있는 점은 내가 최근에 영화관에서 본 영화들은 모두 2번 이상 봤다는 점이다. 물론, 아버지의 요청으로 갔던 쥬라기 월드만 1번 방문하고, 내 의지로 간 영화들은 모두 2번씩 봤다. 탑건, 아바타2, 그리고 슬램덩크까지.

 

성인이 되면 내 영화 취향같은 것들은 오히려 다채로워 질 것 같았다. 실제로 대학생 때까지는 마이너한 영화들도 많이 즐겨봤기 때문에 이수역에 아트나인 상영관이 있음에 감사하며 살았다. 아르바이트 끝나고 아트나인에서 영화 한 편을 예매해서 보고 나오는 것이 소소한 행복의 하나였던 시절이었다.

 

직장인이 되면 이런 영화에 대한 취향이 더 다채로워 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반대라는 상황이 놀랍다. 다양한 장르를 접하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재밌을 것 같은 영화를 2번 이상 보는 방식으로 영화를 보는 방식이 달라진 것 같다. 왜 그럴까 생각해보면, 학생 때는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지금 생각하면 그렇지 않지만, 그 당시에는 직장인에 비해 금전적으로 부족할 수 밖에 없으니 경험하는 것들이 제한된다고 느꼈다. 그렇기에 영화를 통해서 조금 더 다양한 경험이나 관점을 받아들이고자 했던 마음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직장인이 된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금전은 많아졌지만, 시간이 줄어들었다. 또한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에게 많은 것을 맞춰가야 하는 활동이다보니, 이런 취미 생활은 오롯이 내가 즐거운 것, 특히 확실한 즐거움을 보장하는 쪽으로 변화한 것 같다고 생각한다. 아마 영화관 방문을 다시 본격적으로 하게 된다면, 그때는 또 어떤 식으로 영화 취향이 변화하게 될지 나도 궁금하다.

 


영화관의 홍보 방식이 많이 달라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슬램덩크도 주변에 N회차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다른 영화들도 마찬가지. 이처럼 최근에는 영화관을 방문하는 고객 세그먼트가 조금씩 구분되는 것 같다. 이전에는 단순한 데이터 목적으로도 많이들 방문하는 것 같았는데, 요즘은 영화관 가격이 많이 오르니까 2명 영화를 보는 돈이면 넷플릭스가 제공되는 모텔을 대실하는 것보다 비싸기도 하다. 그렇다보니, 데이트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방문하는 고객 집단은 이전보다 줄어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렇기에 N회차를 하는 고객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며, 영화관에서의 지표도 단순히 예매율 같은 지표뿐만 아니라 객단가에 대한 지표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방문한 고유 고객 수 대비 영화관 매출을 계산해서 객단가가 높은 영화가 있다면 일정 시간 뒤에 재개봉을 하는 방식으로 운영할 수 있을 것이다. 또는 멤버십에서도 많은 영화를 보는 사람이나 또는 한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을 모두 유인할 수 있는 방향으로 CRM 방향이 고도화 될 것 같다.